둘리의 시민의식은 고양시민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고양됐다. “혼자였다가 조직과 단체를 알게 된 거죠.” 세월호참사 때는 슬프고, 당황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화가 났었다. 기울어진 배에서 계속 나오던, ‘안전한 선내에서 기다리라’는 선내 방송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딸이 보여준 동영상에서 세월호 유리창 안 아이들이 살려달라고 절규하는데 해경이 철수하는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어찌됐든, 시간이 지나면서 화가 점점 더 많아졌어요. ‘태극기 모독 부대’ 때문에 더 화가 났고요.” 납득할 수 없어 화가 많아지는 만큼 ‘이거는 해야 되는 일’이라는 결심도 커졌다.
대구 동성로에도 토요일마다 시민들이 모여 손피켓과 응원봉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행진을 했다. 봄의 초입이지만 우리가 광장을 열기 시작했던 겨울은 참 많이도 추웠다. 서울에서 416세월호참사부모님들과 도봉의 세월호 시민들이 탄핵광장에 모인 청년들, 시민들에게 주먹밥 나눔을 한다는 소식에 절로 마음이 따뜻해지고 뭉클해졌다. 엄마들의 주먹밥을 받은 서울 시민이 “세월호 엄마인데요, 하고 건네주신 주먹밥. 따끈따끈해서 눈물 참느라 힘들었쟎아…… 얘들아 우리 꼭 이기자.”라고 올린 글을 읽고는 저절로 눈물이 솟았다.
대구 시민들에게도 나눔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박신호 대구416연대 대표의 제안에 이런 저런 궁리를 거듭한 끝에 우리는 주먹밥 대신 노란리본이 올려진 따끈따끈한 백설기 떡을 나누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