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바빠도 너무 바쁠,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처장 윤희 엄마와 심야 통화로 만났다.
최근 숱한 만남 중에서도 인상적인 만남을 물었더니 제주 청소년들이 준비하는 11주기 준비위원회에 갔던 걸 첫손으로 꼽는다. 벌써 3년째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기억식을 준비하고 있는 게 감동이란다. “아이들이 잘 몰랐던 세월호(참사)를 알아가고, 안전한 사회를 위해서 본인이 무엇을 할지 알아가는 과정이 좋아요.” 청소년뿐만 아니라 기억지기며 청소년의 부모들까지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많이도 좋았다고.
2025년 3월 29일, 23살의 나는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기리며 팽목항으로 향했다. 목포 신항에서 세월호 선체를 보았다. 처음 본 세월호는 녹이 슬어 참사 후의 11년, 어쩌면 더 오랜 세월이 그대로 묻어났다. 왜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 마무리되지 못한 일이 있을까.
❇️ 부서진 마음이 지닌 온도
차가 막히지 않는 이른 새벽, 서울을 떠나 정오가 되어서야 닿을 만큼 먼 길이었다. 그 긴 시간을 견뎠을 이들의 심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렸다. 점심식사 후에는 기억순례길을 함께 걸었다. 아주 커다란 깃발의 뒤를 따라 걸었다. 비가 떨어지고 바람이 거세게 불었지만 아무래도 그런 것은 중요치 않았다.